이 남자 귀엽다. 그런데 … 아저씨다?

좀, 뭐랄까, 요즘 서점에 가보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만화들이 좀 나오는 기분입니다. 그러니까 대충 20년전, 매출액 면에서는 전성기…라 불리던 그 시절과 비교해보면 말이죠. 종류는 훨씬 더 풍부해진 느낌이랄까요. 그만큼 만화가 매니아..(응?) 중심의, 살 사람은 반드시 사겠지만 아는 사람은 마는… 그런 시장이 된 것 같아서 씁쓸해지기는 하지만…

그 와중에, 엉뚱한 책을 하나 만났습니다. 제목은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만화입니다. 주인공이 40대인 만화입니다. 40대라고 신사의 품격을 상상하시면 곤란합니다. 이 남자, 좀 곤란합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냥 때려치우고- 미래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미래를 찾는 방법(?)이, 저와 아주 비슷합니다?

▲ 그 다음 대사는 상상하신 그대로.
패미콤이 아니라 플스인데요…

일 없이 누워 게임만 하면서 미래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미래를 찾는 방법. 취미가 아닙니다. 진짜 취미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소프 클럽.

 

▲ 체형이 이쁘다고 칭찬도 듣습니다?

…젠장, 체격도 나랑 비슷해….;;

그렇게 해서 대충 찾은 미래는 바로 만화가. 만화잡지 편집부만 가면 아주 편집기자와 죽이 척척 잘맞고, 열혈 작가로 변신합니다. 하지만 물론 그래봤자, 데뷔 못하는 것은 변함 없지만 말입니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이 만화는 애 딸리고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홀애비 40대 가장이, 세상 물정 모르고 회사를 때려친 다음 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만화가라고 말하지만 실제 직업은 편의점 알바생. 허세가 좀 심하긴 하지만 한번 집중하면 그래도 뭔가를 끝내는 능력은 있으며, 소심하면서도 차마 눈돌리지는 못하는, 소심한 인정파입니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내가 제대로 하기만 하면!)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얻은 아버지로부터의 평가는-

그리고 깨닫게 되는 비참한 현실.

스스로가 잉여가 된 삶을 살기를 선택했기에, 그에게 동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화는 시종일관 유쾌합니다. 꽤 위기에 몰린 자발적 루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어떤 도리를 놓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뭔가 나랑 비슷하네(…응?)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대체 어쩌려는 건지…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만화입니다.

30대 이상이고, 솔로고(?), 뭔가 삶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 드립니다.

▲ 권말 부록으로 수록된 이야기. 좋았습니다. 제게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1 –
아오노 슌주 글 그림, 송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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