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의를 공짜로 듣는다? 온라인 무료 강의 MOOCs를 소개합니다

서울대의 온라인 무료 강의 SNU.On이 오늘부터 웹으로도 청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인터넷 공개 강좌, 약칭으로 MOOCs(묵스)라 부르는데요. MOOCs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대중 공개 수업을 의미합니다.

MOOCs는 무엇일까요?

그런데 벌써부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무료 인터넷 강의는 기존에도 많이 있었거든요. 대체 MOOCs는 기존의 수업과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 다른 이름으로 부를까요? 물론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진행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내용과 진행 방식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한국에서 인터넷 동영상 강의라고하면, 흔히 학원 수업을 녹화한 강의나, 아니면 어학이나 교양 강좌 형태의 동영상 강의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MOOCs에 개설된 강의는 실제 대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보다 전문적인 수준의 강의가 대부분입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가리켜 ‘아이비리그를 모두에게 개방했다’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 MOOCs 서비스인 코세라(Coursera)에서는 모두 481개의 강의를 들을 수가 있는데요- 세계 각국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예술, 경제/경영, 자연과학, 인문학등 실제로 대학에서 가르치는 거의 모든 분야의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수강도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로 일주일에 6~12시간, 6주에서 8주 정도를 투자해야 하나의 코스를 모두 들을 수가 있구요.

또 다른 차이는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숙제를 하고, 서로 평가를 하고, 테스트를 통해 수료증도 받을 수 있는 그런 학습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MOOCs를 이용해 4년짜리 수강시간표를 짜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MOOCs에서 수료한 강의 증명서를 가지고 대학 입학 전형에 합격한 사람도 있구요.

MOOCs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럼 이런 MOOCs를 실제로 들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1. 우선 가장 유명한 곳으로 칸 아카데미(링크)를 들 수가 있습니다. 칸 아카데미는 특이하게도 2006년 미국의 헤지펀드 애널리스트였던 살만 칸이, 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기 위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것에서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초중고 수준의 수학, 화학 등을 비롯해 컴퓨터, 금융, 역사, 예술등 약 4000여개의 무료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약 4300만명이 방문했으며, 강의 영상에 다양한 언어로 자막이 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영어, 힌두어, 스페인어, 중국어등 다양한 28개의 언어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2. 앞서 소개한 코세라(http://www.coursera.org/)는 온라인 무료 강의를 제공하는 사이트중 세계에서 가장 큰 곳입니다. 스탠퍼드와 UC버클리, 프린스턴 대학을 비롯해 세계 62개 대학의 330여개 강의를 220개국, 300만명의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록 영어로 모든 수업이 진행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강의에 영어 자막이 제공되므로 조금만 노력하면 수업을 따라갈 수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3. 에드엑스(https://www.edx.org edX)라 불리는 사이트는 하바드와 MIT가 공동으로 설립한 무료 온라인 교육 사이트입니다. 현재 하바드와 MIT를 비롯해 한국의 서울대, 중국의 북경대와 칭화대, 버클리음대 등 15개 대학에서 제공하는 약 40개의 강의를 영어로 들을 수가 있는데요- 다른 무료 온라인 강좌에 비해 꽤 높은 수준의 학습이 이뤄지는 편입니다. 온라인으로 강사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고, 수강자끼리 토론도 가능하며 과제와 시험을 통과하면 수료 증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두 영어라,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듣기 어렵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한국어 MOOCs 사이트는 없을까?

하지만 이런 MOOCs 사이트의 아쉬운 점은, 대부분 영어(또는 외국어, 아무튼 한국어 아님)로 진행되는 강의라는 사실입니다. 그럼 한국어로 진행되는 무료 온라인 강의는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요. ^^

1. 먼저 서울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무료 강좌(http://snuon.snu.ac.kr/)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앱인 ‘스누온(SNU ON)’을 통해 제공되는 이 강좌는, 실제로 서울대에서 진행된 강의 한학기분을 통채로 녹화해 공개하는 강의입니다. 현재 스마트폰앱을 통해 11개 강좌가 제공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도 오늘부터 강의가 공개되었습니다. (구글 플레이_서울대 SNU.ON 앱 링크) 11월부터 수강이 가능합니다.

2. 코리아 오픈 코스웨어(KOCW http://www.kocw.net/) 사이트에서도 무료 강의를 들으실 수가 있습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이 서비스에선, 외국어 특강을 비롯해 대학 기초 강의, 영어스크립트 강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 대한민국 학술원 명사특강, 해외 공개 강의들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제공하는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강의가 많은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선 티스토어를 설치해야 앱을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미쳐…)

3. 조금 특이한 사이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숙명여대 김형률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펭귄 스텝( http://www.penguinstep.net / http://penguinstep.org ) 사이트입니다. 교수는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서 안내하는 가이드의 역할도 해야한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진 이 사이트는, 역사학을 비롯해 세계 석학들의 강의, 유명인 특강, 인터뷰등 시사, 다큐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빼곡히 모아져 있습니다. 주요 연설들을 김형률 교수 자신이 직접 설명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

MOOCs가 교육의 미래인가?

그런데 이쯤되면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왜 전세계적으로 이런 MOOCs가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일까요? 어찌보면 돈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뭐, 칸 아카데미의 시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작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유용하다고 인정받기 시작하고, 사람의 신념이 모아지기 시작합니다.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이. 코세라의 창립자인 앤드루 응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술이란 모두에게 평등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고요.

물론 예전에도 이런 교육 민주화에 대한 신념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념을 실행하기엔 부족한 것들이 너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했습니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누구나 장기적으로 교육을 받을 필요성은 더 높아졌고요. 최신 지식을 빠르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네트워크도 등장했으니까요. 그리고 과거의 교육 시스템은 이런 필요성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으론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도 솔깃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의 시스템에선 한번에 50명밖에 못가르쳤다면, MOOCs 시스템에선 한번에 5만명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굉장한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교육계에 어떤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물론 앞으로 ‘수익 모델’을 찾기 시작하면 어떤 변화가 또 생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기적으로 봤을 때,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굉장한 변화가 시작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변화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지는, 좀 더 천천히 지켜봐야 알 수 있겠죠. 기존 교육 시스템에 하나 더 덧붙여진 평생 교육 시스템으로 남을 지, 기존 교육 시스템을 밀어내면서 새로운 주류가 될 지, 아니면 기존 교육 시스템과 공존하면서 교육 시장 자체를 흔들어버릴 지 말입니다.

…솔직히 요즘 대학, 너무 비싸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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