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행정안정부 장관과 맞장 뜬 시민

27일 밤 10시께 원세훈 장관은 <시사IN>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시민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촛불집회 참가자는 “시민의 뜻을 왜 막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 장관은 “뭐가 시민의 뜻입니까? 어제 동아일보 못보셨어요?”라고 말했다. 원 장관의 목청이 대단히 높았다. 그 시민은 “우린 한겨레 보는데요”라고 답했다.


시민 정재훈씨는 ‘국민들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원장관의 말에 특히 분통을 터뜨렸다. “내 직업이 프로그래머다. 나름 전문직이다. 전문가 명함이라는 게 아무 짓이나 난장판을 쳐도 된다는 뜻인가? 전문가도 사고 치면 시말서 쓰고, 심하면 해고 당하고 손해배상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 자칭 ‘협상 전문가’ 분들은 이런 대형사고를 치고도 사과 한 마디 하는 사람이 없나?”

– 시사in_원세훈 장관 촛불 시민과 설전

시사in의 현장 기사를 보는데, 어디선가 많이 보던 얼굴이 보인다. 좀 산도둑 같이 생기긴 했지만, 분명히 아까까지 나랑 같이 있던 친구다. –; 시사인이랑 인터뷰 했다고 해서 뭔가-했는데, 이런 거였구나. … 실은 저 녀석, 광화문에서 퇴근하려고 집에 가려는데 경찰이 길을 안비켜주길래, 화가 나서 ‘그럼 시위하러 갈테니 알아서 하슈!’ 하고는 정말 촛불 집회장에 와버렸다. -_-;

직업은 대기업(?) 프로그래머. 지난 3월1월에 결혼한 새신랑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간암에 걸려, 수술받고 겨우겨우 몸이 괜찮아 졌다. 간암 걸린 것 알고 결혼 포기할 지도 몰랐는데, 여자친구가 그 까짓 꺼-하면서 포기 안해줘서, 정말로 고마워했다지.

성격은 둥글둥글하지만 말투가 투덜대는 말투라서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원세훈 장관과는 그래서 한판 붙었던 듯 하다. 원래 남의 말 맞받아치는 것에도 명수.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원세훈 장관의 말. “뭐가 시민의 뜻입니까? 어제 동아일보 못보셨어요?” … 이 이야기를 듣고 그냥 입이 딱-하고 벌어졌다.

어쩐지 이번주 들어 갑작스레 강공 기조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아마 10중 8, 9는 조중동이 이명박에게 코치한 일 일테다. 지난달 조중동 광고비가 절반 정도 날아갔다니, 이해를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로 짜증을 부리다니 -_-; 조선일보가 청와대만 지키냐고 으름짱 놓자마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까지 같이 경비 서주는 것에는… 어이없음을 넘어 안쓰러움까지 느껴진다.

그렇지만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도, 동아일보의 설문 조사만이 진실이라고 여기다니, 좀 그렇다. 아무리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다지만, 장관이 그러면 안된다. 수십만명 있는 것 보다가 몇 만명 있는 것을 보니 작아보이기야 하겠지만, 그 숫자도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란 것을 모르는가 보다. 

…아무튼, 행안부 장관이 기껏해야 할 수 있는 말이 ‘동아일보 못 보셨어요?’라니. … 그러고보니 이 사람, 전에도 “도시 사람들 아니면 누가 농촌땅을 사주냐. 그렇게라도 사주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

* 행자부-> 행안부로 명칭 수정. 알려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본문 내용과 상관없는 댓글 삭제(080702.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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