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니와 sonnet의 논쟁 정리

1. 미네르바 체포. 30대 백수라함. 근데 그게 뭔가 문제?
2. 애시당초 사람들은 미네르바가 우리편에 서서 써준 글 때문에 좋아했던 거임.
3. 그러니, 미네르바가 30대 백수라해도 상관없음. 어떤 면에선 반가움.
4. 그래도, 미네르바 넘 믿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게 좋음.

sonnet님 글은 제 글 가운데 2번째 문단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 글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미네르바 보고 우리편이라는데, 정말 우리편 맞음?
2. 미네르바는 특정계층(재테크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야기했을 뿐임. 따라서 공익성 없음.
3. 공익성 없으니 ‘우리편’이라 부르는 것은 문제있음.
4. 전문가도 그리 나쁜 사람들 아님. 미네르바 글 읽는 시간에 경제연구소의 의견을 경청해 보는 것은 어떰?
(4번은 제가 이해한 대로 요약했습니다.)

스노우캣 짤방

저와 소넷님의 가장 큰 차이는 대상에 대한 인식에 있습니다. 그림(?)으로 그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그니 – 우리 – 미네르바/아고라 경제방 – 타인 – sonnet

두 사람 다 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는 심정적 동조의 의미로 ‘우리’라는 표현을 썼고, sonnet님은 냉정하게 타인으로 평가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펀드 다 까먹은 사람들에 대해 ‘그동안 전문가란 사람들 그런 것 안도와주고 뭐했냐’라는 저의 평가와 ‘어차피 스스로 결정해서 든 펀드, 그 책임도 자신이 지는 것은 당연한 것임’이란 sonnet님의 평가는 그래서 나옵니다.

말하자면, 이성적 관찰자와 감성적 공감자의 차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글을 이오공감에서 공개적으로 추천한 이유는, 제 글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 논리’의 헛점을 짚어줬기 때문입니다. 예, 제가 “우리”라고 누군가를 호명하는 순간, “우리가 아닌 타인”이 만들어지고 맙니다. 아니, 애시당초 타인이 존재해야 “우리”가 존재합니다. 공동체 논리, 또는 집단 사고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윈칙에 기대는 것이 아닌, “우리 편이니까 옳고, 상대편이니까 나쁘다”라는 논리의 성립. 이건 저 같은 타입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이자 덫입니다. 사람들(또는 같은 편)의 공감을 쉽게 끌어낼 수 있지만, 반면 어떤 논리가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 그리고 때론, 적으로 만들 필요 없는 사람들조차 쉽게 적으로 돌려버리기도 합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 에서 새뮤얼 프리드만이 가장 조심하라고 충고해줬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지키기가 어려우니, 가장 조심하라고 충고해줬겠지요. 🙂 어쨌든 이번 논쟁을 계기로, 저는 “냉정한 객관성과 인간의 가슴”이란 명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판 지점이 조금 어긋나긴 했지만, 지난 글은 그런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만한 문장 전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좀더 신경쓰면서 글을 써야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논쟁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그리고 아이디어 주신 많은 분들께도… 고맙다는 인사,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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