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대학생들은 등록금 때문에 울어야할까

프레시안 기사에 올라온 사진을 한장 봅니다. 한 사람이 머리를 깍으며 울고 있습니다. 정부의 등록금 정책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렇게 머리를 깍자마자, 이 사람들은 잡혀갔다고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쳤다고, 사진을 찍기 위해 몇명이 거리에 내려갔다고, 경찰은 기자회견이 아니라 집회고 교통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잡아갔다고 합니다.

…그럼 그동안 청운동 동사무소앞에서 구호 외치며 기자회견했던 그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다 뭔가요. 이 사람들이 잘못된 주장을 했나요. 지금 등록금을 사람들은 폭탄이라고 합니다. 오늘 과외 짤렸다고,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는 한 대학생의 지하철 통화를 들은게 엊그제 입니다. 그런데 그 등록금에 대해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 잘못일까요. 그렇게도 듣기 싫은 이야기인가요.

▲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100여 명은 10일 오전 청와대 근처 서울 종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시행’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퍼포먼스로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10여년전, IMF 이전에 대학을 다녔던 학생들은, 지금보다 딱 반값만 내고 다녔습니다. 20여년전, 386 세대라 불리는 선배들은 한학기 70만원정도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어떤 날벼락 맞을 일이 있었기에 등록금만 이렇게 올라갔을까요? … 9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2000년대에 대학원을 다닌 저로서는, 그 차이가 정말 뼈저리게 느껴졌지만-

누군가는 대학을 너무 많이 가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을 안가도 먹고살만한 세상이 아직 안만들어졌다는 것을.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서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폭이 좁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런 것들을 감안하지 않고서 대학을 너무 많이 간다고만 하는 것은… 그냥 말 장난일 뿐입니다.

사진 한장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뭔가가 오래전부터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미안함이 듭니다. 올해, 많은 학교에서 등록금이 동결되지 않았냐구요? 작년 평균 인상률이 6.8%, 지난 4년간 평균적으로 30%에 조금 못미치게 인상되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있는 등록금도, 어마어마한 액수입니다.

▲ 지난 6년간 물가인상률과 비교한 등록금 인상률(새사연 자료)

너무나 높은 등록금 때문에, 빚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대학생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언제까지 ‘장학금 받아라’, ‘능력 없으면 대학오지 마라’라는 팔자좋은 소리만 늘어놓고 있을 건가요… (나중에 다시 적겠지만) 정말,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미래를 그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로 만들어 갈건가요.

지난 민주당 토론회에서 했던 얘기도 그 얘기였습니다. 제발, 우리 젊은 애들 상황 좀 살펴봐 달라고. 이런 세상에서 무슨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멋진 미래를 꿈꾸겠냐고. 청년들에게 꿈을 다 뺏어간 다음에, 누가 배부르게 먹고 산들 그게 무슨 의미겠냐고. 제발, 이 나라에 환멸을 좀 느끼지 않게 해달라고….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경찰의 과잉 충성. 이해하기 어려운 연행…이군요.

물론, 부모에게 용돈받으며 편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도 있긴 있습니다. 등록금 같은 것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대학생들도 있겠지요. 좋은 집에 태어난 것이 죄는 아니니, 그렇게 살아도 누가 뭐라 그럴 것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그 순간… 점점 있는 집 자식들과 없는 집 자식들의 격차를 벌어지고 맙니다. 가난한게 죄는 아닐진데 죄가 되고, 가끔은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먹먹한 가슴을 품고 살게 됩니다.

집에서 등록금을 못대주는 학생은, 이미 2007년에 40%가 넘었습니다. 등록금 대출은 늘면 늘었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 이런 걸 보고 평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어리석은 진보-라는 소리 따위 하시려거든 저리 가세요. 지금 가진 걸 나눠달라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평등, 다시 말해 기회의 평등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대출 이자 인하, 등록금 후불제 등을 얘기하는 것이 뭐가 문제입니까. …지금 대학들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낸 돈에 대한 당연한 권리, 대학 재정에 대한 감사권-을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남의 돈으로 살아가면서, 돈 낸 사람들 위에 군림해서 하는 그 못된 짓들, 언젠가는 단단히 고쳐지고야 말 날이 오게 될 겁니다.

If I could have one wish, it would be for children to know that doors aren’t open only to the affluent in this country.

내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부디 아이들이 이 나라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다.

여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의 어린 시절 선생님이, 사라에게 해준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슬프지만 이 나라에선, ‘아이들’을 ‘대학생들’로 바꿔도 하나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 이들이 쏟은 눈물을 기억할 겁니다. 주가 1400(…3000은 처음부터 뻥이었고)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학생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바로 대학생 자신들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들이 나서지 않는데 누구도 도와줄 사람, 없습니다. 내가 구호 한번 외치지 않고, 내가 집회에 한번 참여하지 않고, 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연히 모두 바쁘고 모두 힘들고 모두 취직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짬짬이 내줄 수 있는 작은 시간들이, 바로 여러분의 빚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길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 다들 들고일어나지 않으면… 당신들의 눈물에, 아무도 관심 보여주지 않을 겁니다. 이 이야기 듣고 미치겠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 그러나 어쩌겠어요. 세상이 우리를 미치도록 만들어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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