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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겪는 두 번째 전자책 서점의 종말..입니다. 예전에 에버북이란 사이트가 있었는데, 거긴 소리소문없이 날아가서 -_-; 책 한권 사둔 것이 무용지물 되버렸지요. (무려 DRM 걸린 PDF 파일로 된, 스페이스 판타지에 나오는 괴물들.. 그림사전이었습니다. ) 문제는 .. 아시겠지만, 제가 북토피아에서 사둔 책이 좀 있습니다.
100여권으로 나오는데, 무료책을 빼면 70여권 됩니다. 솔직히 크게 놀라진 않은 것이, 예전에 북큐브의 B-815 전자책 단말기를 샀을 때 이미 한번 단말기로 백업 받아둔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책을 비롯해 Mp3, 영화등 디지털 콘텐츠를 다량 구매/소비하는 저 같은 사람들은, 이런 일을 심심치 않게 겪습니다. 예전에 벅스에서 Mp3 다운로드 정책 변화로 인해 피본 적도 있었구요…
…그러나,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어떤 스멀스멀한 불쾌감은 감출 수 없습니다. 이 불쾌감을 다른 말로 하면 “불신”입니다. 당신들은 지금 사라- 사라- 라고 말하지만, 산 다음 콘텐츠의 지속성은, 과연 누가 보장해 줄까요?
최소한 책을 사면 책은 내게 남지만… 디지털 콘텐츠는, 어느 한 순간 확- 날아가버려도,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다운받아서 보관하면 되지 않냐- 그럼 되는 것 아니냐… 대책이라고 나오는 것들이, 기껏해야 이런 것들입니다. 우린 더 이상 서비스해 주지 않으니, 니가 알아서 해라-
그럼 다운 받으면 그만일까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컴퓨터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우린 쓰던 컴퓨터나 기기를 계속 쓰면서 살지 않습니다. Mp3 같은 표준 포맷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DRM이 걸려있거나 독자 포맷을 가진 제품들의 경우 나중에 그 데이타를 더이상 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북토피아 책을 다운로드 받아뒀다고 합시다. 그 다음, 혹시라도 컴퓨터가 잘못됐을 경우의 백업은 어떻게 할까요? 예전에 구입했던 가계부 프로그램은 회사가 망하면서 윈도XP를 지원하지 못하게 되는 바람에, 몇년동안 기록했던 가계부 자체를 날려먹은 적도 있습니다.
다운로드 받은 데이터가 언제까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하드에 백업을 해둬도 데이터 일부가 손상되는 경우가 생기고, DVD로 백업을 해둬도 디스크 손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디지털 데이터라는 것은 견고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훅- 불면 날아가 버리는 것이 바로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이제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 콘텐츠로 전환되는 지금,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려는 지금, 이런 우려는 앞으로 점점 더 크게 커져갈 것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매우 가벼운 ‘신뢰’위에 서 있습니다. 그 신뢰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러려니’하고 믿는, 어쩔 수 없는 신뢰입니다.
이런 불안한 시대를, 콘텐츠 업체들은 과연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디지털 시대의 콘텐츠는기껏해야 신문이나 잡지 정도의 무게만을 갖습니다. 읽고 보고 버리라- 내일은 새로운 것이 나올 터이니-라고, 누군가가 계속 명령하는 듯한 기분입니다. 하기야, 애플이 10년후에 살아있을지 아닐지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니, 이런 질문이 어쩌면 무의미한가요?
그러나 저는, 내가 무엇인가를 샀다는 이유로, 그 소유를 계속 의심받고 불안해해야 하는 상황이, 별로 기분 좋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