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로 파워북 포럼에, 한 분이 레티나 맥북 프로를 시연해 보신 소감(링크)을 올려주셨습니다. 그 글에서 제 눈을 끈 부분은, 바로 위 사진. 레티나 맥북 프로를 들여다보고 있는 한 분의 모습. 저 분의 모습을 보고, 뭔가 살짝 목이 아파져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저 같이 눈이 나쁜 사람에게, 사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계륵입니다. 내버려 두기엔 그 광활한 해상도가 너무 매력적이고, 그렇다고 덥썩 받아물기엔… 몸 자세가 나빠지기 대문입니다.
위 사진은, 사실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의 자세를 찍은 거라고 합니다. 실제로 노트북으로 작업할 경우 데스크탑으로 작업할 때보다, 몸에 무리가 좀 더 가는 것은 현실입니다. 거기에 레티나 정도의 해상도가 되면… 결국 얼굴이 화면에 점점 더 가까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화면 해상도를 좀 더 키워서(해상도를 낮춰서) 사용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쓰려면 굳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단 녀석을 산 것이 아깝잖아요…(응?)
사람 몸에 좋지 않은 노트북 구조
예전에 소니 바이오P를 봤을때도 괴로웠던 것이 이 작은 화면에 촘촘히 들어간 해상도였고, LG X140을 쓰다가 좌절했던 이유중 하나도 10인치 해상도에 1366×768 해상도를 집어넣은(…실은 이것이 이 넷북을 샀던 이유였음에도)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모니터에 코를 박게 되더라구요…
일단 이렇게 되면, 폼이 안납니다(응?)…는 농담이구요- 실제로 눈 나쁜 사람들은 목을 쭈욱 뺀 자세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몸이 피곤할 때엔 아예 책상에 엎드리는 듯한 자세로 타이핑을 한 적도 있었지요. 그러다보면 상당히 목과 허리가 아파요. 그냥 직업병이라고 치부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하드웨어 해상도는 올라갈 것이 분명하고, 저도 그런 것을 바랍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손가락과 목, 시력에 영향을 준 것처럼, 노트북용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로 인한 신체 문제도 함께 발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 역시,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사실 방법은 있습니다. 코넬대 인체공학랩에서 제시한 ‘노트북 사용을 위한 다섯가지 팁’은 아래와 같습니다(링크).
1. 노트북이 인체공학적 구조가 아님을 고려할 것 : 노트북은 모니터의 위치, 키보드의 형태, 이 두가지 면에서 별로 인간을 고려한 형태의 제품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 사용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2. 노트북을 자주 쓰는 사람과 가끔 쓰는 사람은 다르다 : 확실히 풀 타임으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 잠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합니다. … 그런데 이건 쌀로 밥짓는 이야기
3. 가끔 쓰는 사람을 위한 조언 : 기대않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를 선택하세요. 목에 신경써야 합니다. 무릅정도 위치에 키보드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목이 너무 구부러지지 않고 스크린을 볼 수 있도록 각도를 조절하세요.
3.1 자주 쓰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 노트북을 편히 볼 수 있도록 밑에 받침대를 놓거나, 외장형 모니터를 이용하세요. 별도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세요. 인체공학형 키보드를 사용하세요. 다음 링크의 가이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Ergonomic Guidelines for arranging a Computer Workstation – 10 steps for users)
4. 노트북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 많은 노트북은 15인치에서 17인치까지, 대화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수록 좋을까요? 그럴지도요- 하지만 어디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큰 화면의 노트북은 비행기나 기차에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크기에 따라 자신이 눈에 보기에 편한 해상도를 가진 제품을 선택하는 겁니다.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 대비 최소한 75%이상 되는 것을 택하는 것이 편합니다.
5. 노트북 무게는? : 중요한 것은 노트북뿐만 아니라 모든 노트북 악세사리까지 합친 무게, 당신이 실제로 들고 다녀야하는 무게입니다. 악세사리까지 모두 합쳐서 4.5kg 이 넘는다면 캐리어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중간에 자주 일어서주고, 스트레칭을 하고, 눈을 쉬어주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만, 앞서 말했듯 이건 이미 오래전부터 제시된 대안. 다시 문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입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우리 몸 자세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 사실 어쩌면, 이 부분이 앞으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가진 노트북 판매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지금 잘 짐작은 가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과연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가진 맥북 프로는, 우리에게 더 큰 도움을 줄까요, 아니면 몸을 망치게 될까요? 아니면 그냥 지금과 하나도 변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