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운영하던 홈페이지는 70년대생들을 위한 1인 웹진이었습니다. 98년에 시작했다가 99년에 사라졌습니다. 웹진의 운영정책은, 오로지 ‘반말’이었습니다. ‘이 곳에선 누구든 반말만 해야한다’가 정책이었죠. 70년대생들을 위한 곳이었고, 이 곳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친구’라는 의미였습니다(초기 홈페이지에는 저런 낭만이 있었습니다.).
이 정책은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이어졌고, 덕분에 우리는 ‘사십대’의 친구와도 ‘말 까는’ 사이로 지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보다는 저 친구-가 그런 상황을 더 즐겼던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개인 홈페이지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몇년 운영하다가, 이 곳 이글루스에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실은 2003년에 미리 만들어놓고 묻어두고 있다가, 작년부터 꺼내보고 있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제 개인 홈페이지야 워낙에 아는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었으니, 당연히 반말 정책이었고-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워낙에 오픈된 공간이라서, 반말/존댓말이 섞인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반말 정책-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바로 존댓말 정책으로 변경되고 말았습니다. 혼자 집짓고 놀러오는 사람들이랑 같이 논다-라는 개념이 예전 개인 홈페이지에 있었다면, 왠지 이글루스는 ‘함께 사는 마을’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이 곳에서 나 혼자 유유자적하면야 상관없지만, 남의 블로그 놀러가고 댓글 달고- 이럴 때에, 반말-_-정책을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밖에선 반말 안에서는 존댓말-이러자니 정체성에 혼란이 올 지경이고. 결국 개인적인 끄적임은 반말/ 친구들이 봐주길 원하는 포스팅은 존댓말-이라는 정책을 바탕으로 이 블로그는 흘러가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여러분은, 이 블로그에서 ‘반말’로 씌여졌는가 ‘존댓말’로 씌여졌는가에 따라 한 개인의 내면과 외면을 한꺼번에 보실 수 있는 흔치않은 경험을 하고 계신…거..라는..쿠, 쿨럭- (아하하하…ㅜ_ㅜ)
…갑자기, 예전 홈페이지의, 반말로만 서로 찍찍 내뱉으며 낄낄대던, 그때가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