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라디오 고정 게스트가 되다

라디오, 혹시 듣고 계시나요? 혹시 그게 뭔가요-하실 분들은 안계시죠? 가끔 어떤 분들은 라디오를 ‘카세트 테이프’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거 80년대에 유행했다 사라진 것 아니냐고…ㅜㅡ

라디오는 잘 살아있습니다. 인터넷 방송을 비롯, TV와 DMB 등의 공세에 많이 밀리기는 했지만, 라디오만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특이한 맛에 이끌려 아직도 많은 청취자분들이 계신답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 라디오에 출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고정 게스트라뇨. ㄷㄷㄷ

사건은 작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갑자기 아는 후배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하더니, 대뜸 라디오 해 볼 생각없냐고 합니다. 그게 뭐냐능? 나 그런 것 해본 적 없다능- 이란 제 호기심어린(?) 목소리를 깡그리 무시하며, 후배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날립니다.

“그냥 해! 맨날 그런 것만 써 왔잖아! -_-^!”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담당PD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듣고보니 담당PD분이 다른 분들과도 컨택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정말 제가 나가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화끊고 일주일(?)정도 연락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휴…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 한숨은 왜 쉬는 겁니까!!! ㅜ_ㅜ

라디오 출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YTN 뉴스 집중분석, 매주 금요일 저녁 8시45분, 디지털 이슈를 분석하는 시간을 담당하게 된 겁니다. 물론, 처음엔 고정으로 -_- 나갈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고생했다죠.

처음엔 뭘 준비해야 할 지 몰라, 후배를 조금(?) 닥달했습니다. 원고는 원고지 몇매 분량으로 준비해야 하냐, 어떻게 작성하냐, 시간은 몇 분이냐… 기타 등등등. 사실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때 방송반으로 활동했던 경험도 있고, TV 방송국은 어느 정도 익숙하기도 하고…

…그런데, 라디오는 다르더군요…;;

▲ 라디오는, 라이브였던 겁니다!!

갑자기 긴장 팍 -_-;; 들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겨우겨우 자연스럽게(?) 첫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나오니, 담당PD가 씩 웃으며 한 마디 합니다.

“무슨 교수님 강의하는 것 같았어요. ^^”

그리고 어머님에게서 문자가 하나 날아옵니다.

“아들아…”

 
▲ 예, 제 어머니는 MBC 아나운서 출신이십니다..
 
 
…..OTZ

그렇게 시작한 라디오가, 벌써 6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다행히 때맞춰 아이폰 발매 및 아이패드 등등의 이슈가 실컷 터져주는 바람에, 나름 재미있게 원고도 쓰고 방송도 했던 것 같습니다(애플 사랑해…ㅜㅜ).

그리고 프로그램은 옮겼지만 4월 개편에도 무사히 살아남아, 요즘도 계속 매주 고생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방송시간이나 작가, PD는 그대로인데… 방송 프로그램과 아나운서분만 어여쁘신 분으로 바뀌었답니다. (응?)

▲ 이런 모습으로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94.5MHz YTN 매거진을 아시나요?
제가 매주 목요일 나가고 있는 94.5Mhz YTN 매거진(월~금 8:30~10:30pm)은 뉴스 전문 방송인 YTN 라디오에서 거의 유일하게 ‘문화, 예술, 연예’를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담당 PD의 주장에 따르면 ‘문화예술에도 뉴스거리가 있다’라고. … 물론 어디에든 뉴스가 없겠습니까..만 -_-;;;
사실 저는 프로그램만큼이나 재밌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분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송인’에 대한 이미지와는 달리, (제가 보기엔) 특이한 분들…-_-;; 이라고 해야할까요. TV와는 다르게, 좀 따뜻한 분위기도 있구요.

▲ YTN 매거진을 진행하고 있는 !#0#! 아나운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요’ – 전진영 아나운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는, YTN 매거진을 진행하고 있는 전진영 아나운서 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달리 말하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물론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응?)
‘제가 편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듣는 분들도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대로, YTN 매거진이 편한 방송 프로그램-_-으로 입지를 다지게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트윗 주소는 !#1#!

▲ 김진이 작가(좌) 박지호 PD(우)
제가 보기엔 최강 콤비 – 박지호 PD와 김진이 작가
사실 첫방부터 고정 게스트-_-를 맡으면서, 가장 의지가 되고 있는 것은 이 두 사람입니다. 박지호 PD와 김진이 작가님이죠. 이 두 사람과 술잔을 기울였던 첫 날 든 생각은, 아- 이 사람들도 나와 같은 세상에서 살아왔구나…ㅜㅜ 하는 안도감이었달까요.
예를 들어 박지호 PD는 저와 비슷한 시기, 스타 크래프트를 하며 PC방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서로 다른 PC방이었겠지만… 김 작가님은 디씨질을 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입했다는 열혈 갤러. 새벽 3시에 문자해도 답장이 오는 흔치 않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응?)
이 두 사람이 만드는 YTN 매거진이, “부디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방송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박지호 PD는 이야기합니다. 방송을 듣고나서 책 한권 더 읽고 싶고, 영화 한 편 더 보고 싶고, 인터넷 검색 한번 더 할 수 있게 되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좋겠다구요.
…응? 그런데 이러면 편하게 들으시라는 전진영 아나운서의 이야기랑 다르잖아요? (농담)

아무튼…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블로그에 올린 글들 덕분에 여러가지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전공이 이쪽이긴 합니다. –;) 조만간 야구 해설할 때 유명 야구 블러거가 가서 앉아있는 경우를 보게 되거나, 여러가지 프로그램에서 다른 블로거 분들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블로거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구분 자체가 희미해져 갈 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는 이미 유명인들-_-;;도 기꺼이 블로거임을 자처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 방송을 다시 듣고 싶으신 분들은 YTN 라디오 홈페이지에서 다시 들으실 수가 있습니다. (LG 안드로원에서는 라디오를 바로 들을 수 있는 것, 아시죠?)
* YTN 매거진에 올라가는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YTN 매거진 트위터를 팔로잉 해주세요. 트위터에선 방송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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