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일곱번에 나눠 연재했던 글은, 작년 여름 ‘정신분석과 문화연구’ 과목의 기말 페이퍼로 제출했던 글입니다. 기껏해야 한 과목의 기말 페이퍼에 불과한 글을 이렇게 블로그에 나눠 담은 이유는, 2MB 정권의 등장이후, 실재했던 사건을 왜곡하려는 움직임이 집단적으로 등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백색 혁명이 생각나는, 과거로의 일사분란한 후퇴를 외치고 있는 듯한 그들.
역사를 선과 악으로 나눠서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에 존재하는 이들의 실재했던 일들에 대해선, 보다 세심하게 결을 살피며 읽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싫든 좋든, 우리는 그들에 의해 쌓여진 시간과 공간의 켜 위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렇지만, 요즘 세상은 실재했던 것들을 외면한채, 편가르기를 강요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듯 합니다.
어쩌면, 마지막 일곱번째 글을 쓰기 위해 나머지 6개의 글을 썼던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해 봅니다. 제주 4.3 사건을 처음 조사했을때 처음 느꼈던 것은 당혹감이었고, 두번째 느꼈던 감정이 분노였다면, 이후 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 가를 추적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작은 놀라움으로 제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 지옥같은 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묵묵하게, 살고 살고 또 살기 위해 노력했었는지.
그 시절 그 곳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분들의 넋에게 제 나름으로 바치는 진혼사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을 전혀 모르고 있는 분들에게, 그런 일도 있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게해 드렸다면, 제 글은 충분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씁쓸하면서도 피곤합니다. 춤이라도 추러 가야겠습니다.
다들, 따뜻한 밤 되시기를-
■ 제주 4.3 사건 관련글 목록